건축

해수면 상승과 도시 침수(부유식 건축의 필요성)

archiclassone 2025. 5. 26. 16:00

1.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가속화

21세기 들어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 중 하나는 바로 해수면 상승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극지방 빙하의 급속한 융해와 해양 열 팽창에 의해 발생하며, 전 세계 연안 도시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IPCC의 보고에 따르면, 20세기 동안 해수면은 약 15cm 상승했고, 현재는 연간 3.7mm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해안 침수, 염수 침투, 폭풍 해일의 피해 증가 등 다양한 형태로 도시 생태계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 몰디브, 투발루, 벤투치 등 해발 고도가 낮은 국가나 도시들은 이미 주기적인 침수 피해를 경험하고 있으며, 2100년까지 1억 명 이상의 인구가 이주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은 단지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사회·국토계획 전반에 걸친 종합적 위기이며, 기존 도시 인프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해수면 상승과 도시 침수(부유식 건축의 필요성)
해수면 상승과 도시 침수(부유식 건축의 필요성)

 

2. 연안 도시의 침수 위험과 기반 시설 붕괴

도시 침수는 단순히 물에 잠기는 문제를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의 마비로 이어진다. 도로, 전력, 통신, 수도, 하수처리, 병원 등 핵심 기반 시설이 침수되면 도시 기능은 급속히 마비되고, 이로 인한 경제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뉴욕시는 지하철역과 터널이 침수되며 약 70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으며, 2020년 이후 동남아 및 유럽 각국에서도 극한 기후로 인한 도시 침수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인천, 부산, 목포 등 저지대 연안 도시들은 해일 및 집중호우 시 해수 역류에 의한 침수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해안선 후퇴와 저지대 위험지역 확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방조제, 배수펌프장, 하천 정비만으로는 침수 대응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도시의 공간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3. 부유식 건축의 기술적 대응과 적응 전략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부유식 건축물은 고정된 지반을 떠나 수면 위에서 자유롭게 거주 및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부유식 건축물은 해수면의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력을 통해 높이를 유지하거나, 파랑과 조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동 계류 시스템으로 도시 침수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이 구조는 더 이상 해안선이 아닌 해상 공간에서 도시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부유식 건축물은 단순한 건축 구조가 아닌 복합 도시 인프라로 구성되며,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함께 작동한다.

첫째, 해상에서의 자립형 전력 시스템(태양광, 조력, 파력 등),

둘째, 해수 담수화 및 정화 시스템

셋째, 부유형 하수 및 폐기물 처리 설비

넷째, 해상 교통 네트워크 등이 그것이다. , 도시 전체가 물 위에 안정적으로 떠 있고, 육지 기반 시설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완전한 생존과 생활이 가능한 자급형 구조로 진화하는 것이다.

 

4. 실현 가능성과 글로벌 적용 사례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는 해수면 상승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유식 건축을 전략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룸부르흐(Room for the River)’ 정책을 통해 저지대 침수 문제에 대응하는 한편, 로테르담의 워터 스튜디오는 수상 주택과 부유식 학교, 커뮤니티 센터 등을 실현하였다. 몰디브와 인도네시아는 국가적 차원에서 부유 리조트 및 공공시설을 계획 중이며, 일본은 태풍과 쓰나미 대응을 위한 해상 피난 도시 개념까지 연구하고 있다.

2023년에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UN과 오세아닉스(Oceanix)가 공동으로 오세아닉스 부유 도시시범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는 해수면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립형 해양 도시이며, 도시 침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는 최초의 국제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도시계획, 재난 대응, 주거 복지, 생태 보전이 통합된 미래형 도시 구조를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 미래 도시 전략에서의 부유식 건축의 필요성

해수면 상승이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면, 부유식 건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어야 한다. 해양이라는 새로운 도시 공간의 활용은 기후 위기 시대에 도시가 지속 가능성과 생존 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다. 더욱이 이 기술은 단지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는 수동적 방식이 아닌, 도시의 확장성, 자율성, 재해 복원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능동적 구조변화의 기회로 작용한다.

앞으로는 건축가, 도시계획가, 해양공학자, 환경정책가가 공동으로 협력하여 부유식 도시 전략을 다각도로 구상하고, 국가 차원의 해양도시 법제 마련, 국제 해양 조약과의 정합성 확보, 기술적 시험장 조성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 역시 해양 기술과 조선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만큼, 동북아 해양 부유 도시 허브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