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해양 위 부유식 스마트 시티 기술과 에너지 자립 시스템

archiclassone 2025. 5. 27. 16:00

1. 해양 도시로의 진화: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지평

전통적으로 도시는 육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지만, 인구 과밀과 기후 변화, 해수면 상승 등 복합적인 위기 요인이 등장하면서 인류는 바다라는 새로운 공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해양 위 부유식 스마트 시티(Floating Smart City)는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도시 기능을 최적화하면서, 동시에 자립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과 해양 친화형 인프라를 갖춘 미래형 도시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는 단순히 해상 위의 건축물 집합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도시 운영, 자가 에너지 생산, 자원 재활용, 해양 생태계 보존 등을 통합하는 고차원의 기술적 플랫폼이다. 부유식 스마트 시티는 단기적으로는 해양 관광지, 수상 주거 단지, 산업기지 등에 적용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는 기후 회복력 중심 도시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기술, 환경, 거버넌스가 융합된 '4의 도시 공간'이라 불릴 만큼 패러다임 전환적인 개념이다.

해양 위 부유식 스마트 시티 기술과 에너지 자립 시스템
해양 위 부유식 스마트 시티 기술과 에너지 자립 시스템

 

2. 스마트 시티 구현 기술: 데이터 기반 도시 운영 시스템

부유식 스마트 시티의 핵심은 도시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하고, 모든 인프라와 활동을 실시간으로 연결·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센서 네트워크다. 수상 교통, 에너지 소비, 공기 질, 수질, 해류, 조위, 구조물 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도시 운영 센터에서 통합 분석하여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예를 들어, 태풍이 접근할 경우 자동으로 계류 장치를 조정하거나, 해상 고조 시 전력 사용을 자동 최적화하고, 기온과 습도 변화에 따라 주거 모듈의 환기 및 단열 시스템을 조정하는 식이다. 이러한 기능은 인공지능 기반의 도시 관리 플랫폼(AI Urban Control System)을 통해 실현되며, 시티 오퍼레이션 플랫폼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면서 에너지, 환경, 교통, 안전, 보건 등 모든 부문을 통합적으로 제어한다.

또한, 주민들은 스마트폰 앱이나 터치 패널을 통해 자신의 거주 환경을 직접 설정할 수 있으며, 의료, 교육, 쇼핑, 공공행정 등 주요 기능을 비대면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육상 스마트 시티보다 훨씬 높은 자동화·디지털화 수준을 갖추어야 하며, 해양이라는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고도 기술 융합이 요구된다.

 

3. 에너지 자립 시스템: 지속 가능성의 핵심 요소

해양 위에 도시를 구축한다는 것은 외부 인프라와의 단절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은 부유식 스마트 시티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이다. 에너지를 외부로부터 공급받기 어려운 해양 환경에서는, 도시 자체가 전력을 생산하고 저장하고 소비를 조절하는 '에너지 자립형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기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모든 부유 모듈의 지붕과 외벽에 설치되어 기본 전력을 공급한다.

둘째, 풍력 터빈은 해안선 근처의 강한 해풍을 이용하여 보조 전력을 생산한다.

셋째, 조류 발전(Tidal Power)과 해양 온도차 발전(OTEC)은 해양 에너지의 고효율 활용 방식으로, 밤 시간대에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넷째,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통해 낮 시간대 잉여 전력을 저장하고, 야간이나 악천후 시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이 외에도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수소 연료전지, 해양 바이오매스 발전, 쓰레기 열분해 발전 등 다양한 대체에너지 기술도 병행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자립형 에너지 시스템은 단순한 전력 공급을 넘어서,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해양 생태계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도시 기능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4. 실제 적용 사례: 오세아닉스와 글로벌 도시 실험

전 세계적으로 부유식 스마트 시티에 대한 실험과 실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UN-Habitat와 해양 도시 개발 회사 오세아닉스(Oceanix)가 공동으로 착공한 '오세아닉스 부산' 프로젝트다. 이 도시는 세 개의 육각형 부유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플랫폼은 에너지 자립형 주거지, 공공 인프라, 식량 생산 공간으로 구성된다. 모든 요소는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되며, 수질과 공기 질 모니터링, 자동 폐기물 처리, 수경재배 기반 식량 자급 시스템 등이 통합되어 있다.

또한, 일본은 도쿄 만을 기반으로 그린 플로트(Green Float)’라는 초대형 부유식 스마트 시티 개념을 구상 중이며, 이는 해양 메가 플로트를 기반으로 수만 명이 자급자족 가능한 도시를 목표로 한다. 싱가포르는 마리나 베이 인근에 스마트 부유 단지를 계획 중이며, 태국·인도네시아 등은 스마트 리조트 단지의 해양 확장 개념으로 부유식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역시 기후 적응형 도시 확장의 일환으로 스마트 수상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주거 공급을 넘어, 인공지능 기반 도시 운영, 재난 대비 시스템, 자립 인프라 운영 등 다층적 기능을 통합하여 해양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5. 정책과 기술을 잇는 통합 전략

부유식 스마트 시티는 단순한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도시계획·환경정책·에너지 전략이 총망라된 복합 시스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해양 공간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계획 및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해양 공간은 선박 운항, 어업, 항만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도시 기능을 포함한 해양 공간 계획은 미비하다.

둘째, 건축법과 도시계획법, 에너지 법령 등의 통합적 개편이 필요하다. 육지 기준의 법과 규정으로는 해상 도시의 기능과 안전, 거주권을 포괄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도시 유형에 적합한 법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민간과 공공의 협력, 기술 기업과 정책 당국의 연계, 국제적 협의 체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향후 한국은 조선해양기술, 반도체 기반 ICT, 재생에너지 기술 등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북아 부유식 스마트 시티 허브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 도시 개발 전담 기구의 설립, 실증단지 조성,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해양 위 부유식 스마트 시티는 기술과 환경, 에너지와 거버넌스가 결합된 21세기형 도시 발전의 핵심 모델이다. 이는 도시가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고,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미래 도시의 실험장은 이제 바다가 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데이터, 자립성, 회복력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 해양 도시가 있다.